'마인드풀가드너스'는 정원활동을 통해 생태계과 공동체를 살피고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. 2021년 한 해 동안 정원활동을 기획하고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가면서 기후위기라는 상황에서 정원/정원활동 역시 다시 조정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.
정원을 미적/기능적 요소로만 보았던 지점을 반성하며 생태계로서의 정원, 탄소 저감에 필요한 실천들을 6가지 선언에 담아보았습니다. 기후위기 정원행동은 땅이 없는 도시민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으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험/실천하는 내용이고, 해외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정원, 탄소 저감 식물 연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.
이를 토대로 저희 역시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과 정부/지자체/유관기관이 실천해야 하는 영역을 정리해 공유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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땅을 소유해야만 정원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. 주말 농장, 공원, 공유지, 골목길 화분, 동네 짜투리 땅 등 대안적 방법을 통해 내가 먹을 채소와 이웃에게 마음을 표현할 꽃 한송이를 키워 보는 실천을 합니다. 이러한 정원활동은 그동안 잊고 있던 자연 감각을 일깨울 뿐 아니라 우리와 연결된 공동체를 풍요롭게 만듭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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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접 땅을 가꾸지 않아도 우리가 도시에서 함께 살고 있는 풀, 나무, 작은 동물들이 생명으로서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관찰하고 돌보는 활동도 정원활동의 일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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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은 식물 전시장이 아닌 작은 생태계입니다. 인간만을 위한 정원이 아닌, 식물과 곤충, 작은 동물, 흙 속의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사는 서식지로서의 정원을 가꾸도록 노력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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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 환경에 최대한 적합한 식물을 심어 정원사를 포함한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생태주의 정원을 지향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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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 다양성, 유전자 다양성, 생태계 다양성이 살아 있는 생물 다양성(biodiversity)의 정원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입니다. 아울러 도심지 내 생물 다양성이 고립되지 않도록 폴리네이터 가든 등 곳곳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 잇는 실천을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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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의 식물을 선택할 때는 우리 환경에 잘 맞는 자생종과 탄소 포집 능력이 높은 다년생 풀과 나무를 포함합니다. 또한 외래종을 선택할 때는 이 땅의 유기적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을지, 기후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숙고하여 선택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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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과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, 지피식물, 바크, 볏짚, 돌 등 자연물을 덮어서 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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되도록 모종보다는 파종을 하고 정원에서 받아 쓰는 씨앗을 활용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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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에서 난 부산물과 생활 속 유기물을 모아 나만의 퇴비를 만드는 실천을 합니다.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작업은,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 메탄을 줄일 수 있는 일상적 실천이이며, 화학 비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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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학적 농약, 비료, 개화 촉진제 등 포함한 화학물질 사용을 배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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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물을 파종할 곳만 구멍을 내서 종자를 파종하는 ‘무경운’을 통해 땅 속에 저장된 탄소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주의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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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연물로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적어도 분해 가능한 소재로 생산된 도구를 사용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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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모든 실천은 나의 일상을 고려하여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을 설정하고 시작하며 직접 실천하기 어려울 때는 그런 실천을 하는 공동체, 농부, 정원사와 연대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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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의 정원활동도 공동체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실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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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가꾸는 정원 활동도 좋지만, 정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초대해 작은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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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 공동체는 참여자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며 서로에게 안전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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땅이 없는 도시 생활자도 정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, 도시 내 공유지 개발 및 교육 등 정원활동에 필요한 사회적 기반을 발굴하고 제공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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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민들에게 녹지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 외에,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환경을 만듭니다. 그런 면에서 서울숲공원의 시민 참여 정원은 우수한 사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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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재 시행하는 마을 정원사, 시민 정원사 교육 등에 원예적 정보 외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생태계와 공동체를 살피고 돌아볼 수 있는 커리큘럼을 넣어 교육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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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자체는 연구 기관과 협업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기후위기 대응 식물 리스트를 연구하고 배포합니다.